기적을 부르는 기도

종종 나는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저에게는 지금 기적이 필요합니다."

이번 학기 나는 반도체광학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수업 하나 듣는 것이 매우 쉬운 일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그리 쉽지 않다. 한 과목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세 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과목은 시험을 보지 않고 숙제로만 성적을 주기로 하였다. 숙제가 Take Home  Exam 이 된 셈이다. 제출일을 하루 앞두고 나는 여전히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책을 읽어보아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틀림 없이 값이 1보다 작게 나와야 하는데 내가 푼 결과는 1보다 큰 값이 나온 것이었다. 어디에서 틀린지도 모르겠고, 머리만 아팠다.

이리저리 생각을 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으니 나는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이미 늦은 밤. 밤 12시가 넘은 상황이었다. "하나님. 이제 제 머리로 도저히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기적이 필요합니다." 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다가, 다른 연구실을 찾아갔다. 그 연구실에는 마침 그 문제를 잘 푼 사람이 있었고, 비록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었다.

이것이 바로 숙제 제출일 전 날에 나에게 일어난 기적이다. 결국 그 한 문제를 더 풀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최종 점수도 꽤 괜찮게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프로젝트 발표. 나는 또 한 번 기적을 일으켜달라고 기도했다. 발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발표를 잘 할 수 있도록, 듣는 사람들이 발표를 즐겁게 듣고 배울 수 있도록 기도했다. 발표 준비도 무사히 마쳤고, 발표도 잘 했다. 다만 우리 연구결과가 좋지 않아서 삼성전자 사람들이 우리 발표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적을 일으켜주시지 않았다. 나의 노력이 턱 없이 부족했던 탓이 아닐까. 그래도 감사한다. 이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연구실과 우리 가정을 축복하실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기도한다. 지금 나의 능력으로 되지 않는 많은 일을 위해서 기적을 일으켜 주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