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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마당/예랑이의 일기

28개월 젖 떼기

예랑이를 안고 젖먹이는게 한없이 행복한 나는 적어도 아직은 젖 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내일 믿음이를 만나 채원이네 태어난 아기를 보러 가는 것에 대해 예랑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얘기를 나누던 중 예랑이가 나도 동생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예랑이도 어느새 훌쩍 커서 이제는 동생을 원하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예랑이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중
"예랑아 엄마 뱃속에 아기가 생기면 그땐 예랑이가 젖을 먹을 수가 없어"
"왜나하면 예랑이가 엄마 젖을 빨면 뱃속 아기가 죽을 수도 있거든"(책에서 자궁수축으로 아기가 유산될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뱃속 아기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 충격이었는지
"엄마 그럼 나 젖 뗄래"
엄마인 나는 아직 젖 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데
예랑인 나와 달리 이렇게 젖 뗄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다...

예랑인 어느새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의사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커버린 것이다

그런데 막상 잠자리에 드니 젖 생각이 났는지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또 눈을 가리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거린다
젖 먹고 싶은걸 참는 예랑이를 보며 28개월 아기가 이렇게 자제력이 있을 수 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빨리 커버렸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허전기도 했다

중간중간에 젖 먹고 싶으면 엄마 젖퉁탕 먹고 싶다 하고 웃긴 말도 하고 ㅋㅋ
엄마 꼭 안아 주세요 하며 젖 먹고 싶은 마음을 잊으려는지 안기기도 했다

그러다 불켜고 일어나 같이 책도 읽고 졸려하면 다시 불끄고 눕고

이러기를 반복하다 "엄마 젖줘" 하며 울먹울먹~
"예랑아 네가 이제 언니가 돼서 젖 끊겠다고 했잖아" 라고 이야기 하니
"엄마 안아줘 여기 머리 긁어줘 저기 긁어줘~" 하다 결국 잠들었다

아직 생기지도 않은 동생을 생각해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젖을 끊겠다고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는 예랑이를 보며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누군가 남을 배려할줄 아는 아이로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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