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마당/이런저런 이야기

태국에서 교회 가기

태국에서 2주를 머물면서 두 번 교회에 갔다. 한 번은 방콕에서 또 한 번은 파타야에서.

방콕에서는 쉽게 교회를 찾을 수 있었다.
묵고 있던 호텔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교회가 있었고, 그 교회가 지도에 표시되어 있었다.

교회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잘 갖춰진 교회였다.
외국인이 많아서 그런지 교인이 많지 않은데도 외국인을 위한 영어통역을 하고 있었다.
통역을 하고 있다는 건 나중에 알아서 우리는 그냥 태국어로 예배를 드렸지만.

친절한 사람들도 많았고,
교회에서 주는 쌀국수와 피자도 맛있게 먹었다.
주일 설교는 선지자 엘리사와 과부의 일화.

밑에 사진은 그 교회에서 가져온 주보.
태국어로 써 있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하나 가져왔다.
또 우리가 교회에 빼먹지 않고 갔다는 증거자료이기도 하다. 하하.

DSCN2732.JP
DSCN2733.JP
DSCN2734.JP


파타야에서는 교회를 찾는다는 게 참 어려웠다. 관광지라 그런지 교회가 없었고, 지도에도 교회 표시는 없었다.
호텔 직원한테 교회(Church)가 어디 있냐고 물어보면,
직원은 옷 상의를 손으로 가리키며 셔츠(Shirts)? 라며 반문했다.
우리 호텔 뿐만 아니라 교회를 물어보러 들어갔던 네댓군데의 호텔에서 그랬다.
그러니 여기 사람들은 교회라는 말을 아예 모르는 셈.

그래도 다행히 우리 호텔의 한 직원이
자기가 어디선가 한국인 교회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우리끼리, 역시 교회는 한국인 밖에 없는 것인가 라는 둥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교회에 가보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썽태우를 타고 20분 정도 걸려서
교회가 있을지도 모르는 곳에 갔다.
내려서 한참을 걸어다니면서 아무리 십자가를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한국인 교회가 있을지도 모르는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십자가는 없었다.

날씨는 덥고 다리는 아프고 예랑이는 힘들어하는 가운데
가장 좋은 호텔에 가서 물어보면 알지 않겠냐는 결론에 도달.
그래서 가장 좋아보이는 호텔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게 왠일인가?
그 호텔 앞에
"True Friend Church" 라는 말이 써 있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호텔 안에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호텔 11층에서 모임을 한다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하나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파타야에서 교회를 찾는다는 건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름이 왠지 한인교회 같아서 아마도 한인교회인가보다 하고 들어갔는데
미국인 선교사가 목사인 미국 + 태국인 교회였다.
예배당이 따로 없는 가운데
호텔의 시설을 매주 빌려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다.
호텔 주인이 기독교인이라 이야기가 잘 되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교회가 이 호텔에서 예배드리기 시작한 게
단 두 주 밖에 안 되었다는 것이다.
그 목사도, 찬양인도자도 우리가 여길 찾은 건 참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태국어로 예배하고 영어로 통역하는 형태로 예배를 드리며
그 날 설교는 예수님이 사마리아 우물에서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하는 본문으로
예수님이 생명의 물이라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절과 불상으로 가득한 나라.
유흥가로 가득한 파타야 바닷가
이런 곳의 찾기도 어려운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가슴 벅참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