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난 이야기/용섭이의 요즘이야기

놀이마당에 와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gguro) 2003. 10. 2. 22:46
꾸로네 놀이터 놀이마당이 있었습니다.

10월의 첫째날 저녁에 모였지요. 한국과학기술원 쪽문에서 만났기에 대부분 과기원 학생이거나 그와 크게 관련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꼬모야식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보드보드에 가서 방(BANG!) 이라는 말판놀이와 카탄 도시와 기사 확장판(Cartan, City and Knight, Expansion)을 했지요. 늦은 여섯시에 만나서 이른 한시 반에 헤어졌습니다.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아래부터는 조목조목 이야기를 써 보도록 하지요.

늦은 다섯시 오십오분. 쪽문으로 가고있던 꾸로에게 갈색옷의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일찍 와 있는 사람이 있다니. 누구일까? 그는 바로 이번 놀이마당을 한참동안 벼르고 기다리던 윤하였다. 밝은 웃음으로 꾸로를 맞아준 그에게 특별히 우리짝꿍과 찍은 사진을 몇 장 보여주었다. 사진을 본 윤하의 말. '사귄지 백일도 안됐는데 이래도 되요?' 하하... 무슨 말일까... 잘 모르겠으니 넘어가자.

이렇게 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던 가운데 멀리서 하늘색 털옷을 입은 한 사람이 어정쩡하게 걸어온다. 며칠동안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자다가 이제야 좀 쉴 수 있게 된 그는 holybowl 이었다. 조금 뒤 고동색 옷을 입은 정재님이 나타났고, 멀리서 자전거 위에 매달려오는 까만색 코끼리가 보였다.

이렇게 모이자 먹을 곳으로 옮겨갔다. 간 곳은 모인 곳에서 스무 걸음이면 갈 수 있는 곳. 꼬모야식이었다. 시킨 음식은 참치찌개 + 부대찌개 + 해물파전. 석촌이라는 곳에 가서 갈치조림을 먹으면 어떻겠냐는 말도 있었으나 코끼리의 횡포로 무산되었다. 꾸로와 코끼리는 마흔 걸음쯤 가면 다다르는 보드보드에 가서 미리 자리를 맡아두었다. 그 사이에 조그만 원동기를 타고 나타난 채티와 뽀야.

먹었다. 맛있었다. 먹으면서 사진을 찍어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진기가 없었다. 사진기 이야기를 꺼내자 마자 윤하가 디지탈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역시. 잘 준비되었군. 몇 장의 사진을 찍는동안 파전과 찌개는 동이 났다. 먹으면서 주로 한 이야기는 마이큐브배 스타리그 8강. --;;

보드보드로 옮겨갔다. 다행히 가는 동안에는 한 사람도 뒤쳐지거나 사라져버리지 않았다. 가서 처음 시작한 말판놀이는 밥 먹는 동안 정재님이 말을 꺼냈던 방(BANG!). 한 사람의 보안관, 두 사람의 보안관 보좌, 세 사람의 범죄자, 한 사람의 배반자가 있었다. 보안관이 살거나, 보안관이 죽거나가 놀이의 큰 주제였고, 거기에 배반자가 끝까지 남냐 못 남냐가 양념처럼 더해진다. 첫 판은 그 놀이를 미리 알고 있던 정재님이 강력한 보안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내 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번째 판에서는 꾸로가 보안관도 허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범죄자가 이김으로 끝났다.

허약한 보안관의 모습에 실망한 정재님과 윤하, 코끼리가 자리를 떠난 뒤, winnie와 05 일당이 들어왔다. 비가 오고 있어서 이들은 비를 조금 맞은 모습이었는데, 05가 사진기를 잃어버려서 조금의 혼란이 있었다. 잃어버린 사진기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꼭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다시 안정을 찾은 winnie 05 일당은 카탄 도시와 기사 확장판에서 그 진정한 면모를 보여준다. 카탄 도시와 기사 확장판이란, 카탄이라는 섬에 사람들이 건너와서 도시를 세우고 일을 하며 자기의 땅을 넓혀 나가는 놀이이다. 그 때 같이 했던 사람들은 꾸로, 채티, 뽀야, holybowl, winnie, 05 이렇게 여섯이었다.

30분 가량 놀이 도우미의 설명이 있은 뒤 카탄이 시작되었다. 처음 흐름은 꾸로에게 있었다. 서서히 길을 늘려가면서 긴길 공로상을 가지게 된 뒤 승리를 확정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05가 다른 것은 제쳐두고 오직 길만 늘리는 엽기전술을 구사하더니, 승리는 winnie 에게로 돌아갔다. 흐름이 몇 번을 바뀌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 어느새 한시 반이 되었다.

이렇게 열심히 놀고 헤어졌다. 꾸로네 놀이터 놀이마당 그 첫째 마당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와주신 모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