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대단한 사건이라기 보다는 우리를 나름대로 당황하게 했던 세 가지 사건이 있었다.
1. 고속도로에서
미국에 도착한 첫 날. 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연구실 후배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우리 가족이 묵을 숙소로 가는 길. US 101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있는데, 운전하기가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갓길에 잠깐 차를 세워 놓고 쉬고 있었다.
잠시 뒤. 창문에 나타난 어떤 사람. 바로 경찰.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에 온 사람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운전하고 있는 나에게, 경찰이 나타났다.
400$ 를 벌금으로 내야 된다고 한다. 40만원. 가져온 돈은 1000$. 벌금 내고나면 남는 게 없다. 이런.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했는데, 결국 경찰이 봐주기로 마음 먹었다. 봐주는 조건은 갓길에 댄 차를 빼서 바로 다음 나가는 곳에서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나가라는 것. 어차피 통행료도 없으니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리하여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무사히 숙소까지 다다랐다.
2. 주차장에서
샌프란시스코. 정말 복잡하고 차도 많다. 모든 관광객이 들르는 Fisherman's Wharf. 정말 주차할 곳이 없었다. 나름대로 찾은 주차장은 하루에 15$를 받는 곳. 거기에 세우기로 하고, 차를 세운뒤 주차권 자동판매기에서 주차권을 뽑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이라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았다. 이제 보러 가는 곳은 영화 더 록(The Rock)의 배경이 되었던 알카트래즈(Alcatraz)섬.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돌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나서 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는데...
차는 무사히 잘 있다. 그런데 차 앞에 유리창 닦개에 무슨 종이가 끼워져 있다. 무슨 광고도 아니고 뭘까. 읽어보니, 주차위반? 50$ 를 내란다. 아니 나는 틀림없이 주차권을 샀는데. 다시 보니, 주차권에 이런 말이 써 있더라. "주차권을 보이도록 놓아두시오." 그렇다. 주차권을 운전석 앞에 보이도록 놓아두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이제 어떻게 할까. 주차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도 주차위반 범칙금 안내장과 주자권 영수증을 같이 우편으로 봉투에 넣어서 보내면 된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이라 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꺼림직해서 주차장 회사에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직접 찾아가서 영수증과 주차위반 범칙금 안내장을 보여주니 사건 종결.
바로 그 주차권 사진. "DISPLAY FACE UP ON BOARD" 라는 말이 써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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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비게이션
공항에서 처음 차를 빌릴 때 네비게이션을 선택사항으로 달았다. 네비게이션이 있으니 정말 편했다. 식당도 찾아주고, 월마트도 찾아주고, 호텔도 다 찾아주니. 지도도 볼 필요가 없었고, 고민할 것이 없었다.
마지막 날 아침. 이제 공항으로 떠나려는 참인데, 갑자기 네비게이션이 켜지지 않는다. 이런. 후배 숙소에도 가야하고, 공항까지도 가야하는데. 네비게이션 회사에도 전화해보고 렌트카 회사에도 전화해봤지만 딱히 해결책을 주지 않았다. 사실 네비게이션 회사는 전화 연결도 되지 않고 자동응답 안내만 10분 가까이 들었다.
결국 네비게이션은 포기하고 그냥 지도를 보면서 느낌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복잡한 샌프란시스코 거리. 312 Mason Street를 찾아서 이리저리 운전을 하다가, 아 드디어 Mason Street에 들어섰다. 여기가 2000번지이니 312이면... 아 저쪽으로 가면 되겠군. 차를 돌려서 312로 가던 중. 어 더 이상 직진이 안 되네. 일방통행이다. 옆 길로 살짝 샜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 살짝 샜던 길에는 완전 꼬불꼬불한 비탈길이 있었다. 흠... 이런 길도 있군. 어찌어찌하여 무사히 후배의 숙소까지 도착. 후배는 내가 오지 않아서 우리 호텔에도 전화까지 했었다. 다행히 약속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이제 공항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자.... 지도를 보면서. 6th st 까지만 가면 I-280을 타고가면 공항까지 갈 수 있겠군. 그렇게 신나게 I-280 도로를 타고 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갈림길. I-280으로 계속 갈 것이냐, 아니면 US 101로 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후배에게 "280으로 계속 가면 되냐". 후배는 "그렇죠." 그러다 잠시 뒤, 후배가 "아니다. 산호세로 가야 되는데." 이리하여 또 한 번 문제 발생. 일단 고속도로 밖으로 나와서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다가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그 아저씨가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어서 무사히 US 101도로를 타고 공항까지 무사히 오게 되었다. 이로서 사건 종결.
그러고보니 모두 차와 관련된 사건이네. 하나님께서 모두 지켜주셔서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무사히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니 참 감사하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05FC54E4DDFC32131)
1. 고속도로에서
미국에 도착한 첫 날. 공항에서 차를 빌렸다. 연구실 후배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우리 가족이 묵을 숙소로 가는 길. US 101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있는데, 운전하기가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갓길에 잠깐 차를 세워 놓고 쉬고 있었다.
잠시 뒤. 창문에 나타난 어떤 사람. 바로 경찰.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에 온 사람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운전하고 있는 나에게, 경찰이 나타났다.
400$ 를 벌금으로 내야 된다고 한다. 40만원. 가져온 돈은 1000$. 벌금 내고나면 남는 게 없다. 이런. 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참 했는데, 결국 경찰이 봐주기로 마음 먹었다. 봐주는 조건은 갓길에 댄 차를 빼서 바로 다음 나가는 곳에서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나가라는 것. 어차피 통행료도 없으니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리하여 고속도로 밖으로 빠져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무사히 숙소까지 다다랐다.
2. 주차장에서
샌프란시스코. 정말 복잡하고 차도 많다. 모든 관광객이 들르는 Fisherman's Wharf. 정말 주차할 곳이 없었다. 나름대로 찾은 주차장은 하루에 15$를 받는 곳. 거기에 세우기로 하고, 차를 세운뒤 주차권 자동판매기에서 주차권을 뽑았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이라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았다. 이제 보러 가는 곳은 영화 더 록(The Rock)의 배경이 되었던 알카트래즈(Alcatraz)섬.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돌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나서 주차장에 다시 돌아왔는데...
차는 무사히 잘 있다. 그런데 차 앞에 유리창 닦개에 무슨 종이가 끼워져 있다. 무슨 광고도 아니고 뭘까. 읽어보니, 주차위반? 50$ 를 내란다. 아니 나는 틀림없이 주차권을 샀는데. 다시 보니, 주차권에 이런 말이 써 있더라. "주차권을 보이도록 놓아두시오." 그렇다. 주차권을 운전석 앞에 보이도록 놓아두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이제 어떻게 할까. 주차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도 주차위반 범칙금 안내장과 주자권 영수증을 같이 우편으로 봉투에 넣어서 보내면 된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이라 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꺼림직해서 주차장 회사에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직접 찾아가서 영수증과 주차위반 범칙금 안내장을 보여주니 사건 종결.
바로 그 주차권 사진. "DISPLAY FACE UP ON BOARD" 라는 말이 써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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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비게이션
공항에서 처음 차를 빌릴 때 네비게이션을 선택사항으로 달았다. 네비게이션이 있으니 정말 편했다. 식당도 찾아주고, 월마트도 찾아주고, 호텔도 다 찾아주니. 지도도 볼 필요가 없었고, 고민할 것이 없었다.
마지막 날 아침. 이제 공항으로 떠나려는 참인데, 갑자기 네비게이션이 켜지지 않는다. 이런. 후배 숙소에도 가야하고, 공항까지도 가야하는데. 네비게이션 회사에도 전화해보고 렌트카 회사에도 전화해봤지만 딱히 해결책을 주지 않았다. 사실 네비게이션 회사는 전화 연결도 되지 않고 자동응답 안내만 10분 가까이 들었다.
결국 네비게이션은 포기하고 그냥 지도를 보면서 느낌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복잡한 샌프란시스코 거리. 312 Mason Street를 찾아서 이리저리 운전을 하다가, 아 드디어 Mason Street에 들어섰다. 여기가 2000번지이니 312이면... 아 저쪽으로 가면 되겠군. 차를 돌려서 312로 가던 중. 어 더 이상 직진이 안 되네. 일방통행이다. 옆 길로 살짝 샜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 살짝 샜던 길에는 완전 꼬불꼬불한 비탈길이 있었다. 흠... 이런 길도 있군. 어찌어찌하여 무사히 후배의 숙소까지 도착. 후배는 내가 오지 않아서 우리 호텔에도 전화까지 했었다. 다행히 약속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이제 공항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자.... 지도를 보면서. 6th st 까지만 가면 I-280을 타고가면 공항까지 갈 수 있겠군. 그렇게 신나게 I-280 도로를 타고 공항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갈림길. I-280으로 계속 갈 것이냐, 아니면 US 101로 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후배에게 "280으로 계속 가면 되냐". 후배는 "그렇죠." 그러다 잠시 뒤, 후배가 "아니다. 산호세로 가야 되는데." 이리하여 또 한 번 문제 발생. 일단 고속도로 밖으로 나와서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다가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그 아저씨가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어서 무사히 US 101도로를 타고 공항까지 무사히 오게 되었다. 이로서 사건 종결.
그러고보니 모두 차와 관련된 사건이네. 하나님께서 모두 지켜주셔서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무사히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니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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